대학 시절 이야기

[대학교 추억 시리즈3-2] 빨래는 지옥이다??

잉여자본 2021. 8. 4. 01:48

큰일이다 정말 큰일이다...

비가 그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옷도 몇번을 빨지 못하고 돌려 입은거 같은데

냄새가 날까 걱정이다..

내일 입을 팬티 조차없다..

하지만 지금은 시험기간이다

밤 11시 공대의 시험범위는 어마어마해서

빨래에 신경쓸 시간도 없는데

언제 빨래하지? 며칠 밤을 새서 피곤해 죽겠는데

빨래도 해야해? 정말 사람 미칠 노릇이다..

 

불행 중 다행으로 이번 학사 일정이 조금 특이했다

시험 기간이 월~금이 아닌 목~수요일이라 주말이 껴있던것!

토요일 저녁 나는 조금 일찍 공부를 마치고

발빨래를 하기위해 부랴부랴 집으로 왔다

 

집에 도착하고 빨래를 하려하는데

피곤함에 도저히 엄두가 나질 않는 것이다

고생하며 빨래를 할 생각에 짜증이 치밀어오르던때

미드에서 보던 코인 빨래방이 머리 속을 스쳐갔다

 

그래 지금 아니면 언제 사용해 보겠어

다행이도 시험기간이라 학식말곤 쓰지않아서

돈도 어느정도 남아있고

근처 코인 세탁소를 검색했으나 아불싸..

걸어서 30분은 가야하는 거리로 나온다

 

음 멀긴한데.. 손빨래는 죽어도 하기 싫을 정도다

30분걸린다고 나오면 내 빠른걸음으로 20분이면 갈 수 있고

며칠을 도서관에서 살았으니 잠깐 산책겸 여유의 시간을 

가지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번 돈쓸때 최대한 뽕을 뽑자는 생각으로

집안 구석구석 모든 빨래감을 

바구니에 담고 기분 좋게 출발했다

다행이도 오늘 저녁은 비가 오질 않았다

 

빠른걸음로 20분을 걸어 빨래감을 들고 도착한 코인세탁소

아아 이게 얼마만의 세탁기냐

감회가 새롭다는걸 산 정상에서나 느끼는 줄 알았건만

세탁기 앞에선 고등학교 수학여행때 정상을 올랐을때 

기쁨은 저리가라 였다

 

신속하게 빨래감을 밀어놓고 동전을 넣어 세탁을 시작한 후 

세탁이 끝날때 까지 가져온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소소한 시험기간의 휴식을 즐겼다

 

세탁이 끝났고 젖을 빨래를 바구니에 담으며

날씨를 확인했는데 이후 새벽부터 비가 예정되어 있었다

아불싸.. 건조기를 돌려야하나 생각 했으나

건조기를 돌릴려면 최소 3천원 하.. 너무 지금 학기말이라

방학때 아르바이트로 모았던 돈도 거의 다떨어지고 부담스러웠다

 

건조기사용을 포기하고 일단 비가오기전에 빨래감을 들고

슬슬히 부랴부랴 집으로 왔다.

 

뭐 어떻게 하겠나 

좁디 좁은 방 즉 내가 바닦에 누워자는 위치에

건조대를 피고 빨래를 널었다

 

장마기간이라 습하고 실내라 잘마르지 않아서 냄새가 날까봐

선풍기도 빨래쪽으로 틀어놨다

물론 제습이 가능한 에어컨 따윈 없다

시간은 새벽1시 슬슬 빗소리가 들린다..

자세는 불편하지만 내일은 몇달만에 세탁기가 제대로 빨래

한깨끗한 옷을 입을 수 있겠지란 기쁨마음을 품었고

그동안 밤새 공부하다 밀려온 피곤함에 덕분에

건조대 옆에서 쭈구리고 앉아 덥고 습한 잠에 들었다.

 

흐흐 그래 과거 친구가 말해줬던

집안일에서 탈출하게 해준게 세탁기란 말이 

어렴풋이 지나간다 .

그래 맞어 빨래는 지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