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시절 이야기

[대학교 추억 시리즈2] 새벽에 혼술이 취미였다?

잉여자본 2021. 8. 4. 00:42

5년전 2016년 6월 

군대를 전역하고 다시 2학년 2학기 복학했던 시기였다.

복학 할때 부터 많은 문제가 있었다

자취방을 구하지 못한것이다 ㅋㅋㅋㅋㅋ

각종 가정사 때문에 

복학을 포기 할 뻔했으나

어렵게 운좋게 어쩌다구한

빌라 주차장 창고가 내 자취방이 되어 버렸다!!!ㅋㅋㅋ

 

자전거 자물쇠로 묶여 있는 빌라 주차장 셔터를 

위로 밀어서 열고 들어가면

아늑한 내 자취방이 있었고 

공간은 입대전 살았던 옥탕방 더 협소했다.

하하하... 어쩌겠나.. 대학은 졸업해야지

옥탑방 보다 바퀴친구들은 없었다 이상하게도 

 

현재 저는 30살이지만 가장 힘들었을 때가 언제냐고

물어보면 저는 2016년이라고 망설임 없이 뽑는다ㅎㅎ

당시 25살이었던 나에게 주차장 창고의 삶은 

정신적으로 한없이 무기력해지고 우울해지게 만들었다.

 

그당시 한창 페이스북에 이은 인스타그램이 유행하며

주변 친구들의 여행 사진, 맛집 사진, 연인과의 행복한 사진을

자취방에서 보다보면 마음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나는 도대체 무얼하고 있는거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도저히 여유도 없는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하지

이러한 고민은 끝이 없었고 남과 비교하면 할 수록 

내 정신은 극도로 우울해지고 무너져가는게 느껴졌다 ㅎㅎ

 

이때 부터 난 모든 SNS 탈퇴하고 안하게 되었고

점점 학과 생활에서 겉으로 떠돌게 되었다.

 

하지만 정말 다행스럽게도 점점 어려워하고 어두워져가는

저의 모습을 알아챈 학과 친구들이 너무너무 고맙게도

술자리 있으면 불러주고 요즘 어떠냐고 물어봐주고

그런 사소한 관심들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

 

당시 정신적으로 힘들다보니 육체적으로도 같이 망가지는게 느껴졌다

어느 순간 나도모르게 술에 의존하게되었고

매일 저녁 아직도 기억난다 

나는 소주 냄새를 싫었지만 매일 저녁 취하고 싶었고

맥주는 나에게 너무 부담스러운 가격..

하지만 싸디싼 편의점 참이슬 1250원..ㅎㅎ

 

매일 같이 학식먹은 잔돈을 모아모아

참이슬 한병씩 안주는 없으니 담배와 함께 

마시고 잠들게 되었다

 

너무 덥거나 추워서 새벽에 잠을 깨는 날이있다

아니다 불면증이 더욱 심해졌을 때다

음..불면증 관련도 나중에 써봐야겠다

 

그럴 땐 가끔 모아둔 돈으로

힘들지만 오늘까지 잘버텼다며

아주 가끔 나에게 선물을 할 때가 있었다.

 

바로 집앞 24시 뼈해장국 집에가는 것이었다.

대개 새벽 4시쯤가서

뼈해장국에 소주한병을 시켜서 마시고 있다보면

아침에 공사장 인부 아저씨들이 들어와서 

술과 함께 아침을 드신다

 

16년도 당시 혼술 문화가 그러게 

크게 퍼진 시기가 아니다

집에서 혼자 술한잔 했다고하면 

아니 술을 왜 혼자먹어! 하던 시기였다

그런 시기에 25살먹은 자다가 일어난 젊은 놈이와서

혼자서 한숨쉬며 소주 마시고 있는걸

공사장 인부 아저씨들이 신기해 보곤했지만

 

겨울이면 습기가득하고 기분좋은 따뜻함이 있고

여름이면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있는 

뼈해장국 집은 나에겐 일상을 벗어나

재충전을 해주는 기분좋은 공간이었다.

 

이후 그래도 일이 잘풀려서 

창고 자취방은 1년뒤에 벗어나게 된 뒤로 

새벽에 혼자 뼈해장국 집을 찾아간 적은없지만

그때 동트기전 새벽녘

겨울엔 따뜻했던 여름엔 시원했던

기억은 아직도 잊혀지질 않는다.